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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년 이맘 때..
    My island 2019. 5. 17. 00:15


    잘 들여다보지 못하는 블로그를 새삼스레 들적여 보니 마지막 포스트가 작년 이맘 때 였던 모양이다.. ‘낼모레 쉰’이란 말이 리터럴리 그리 되어버렸다며 하소연같은걸 늘어놓고 있었다. 그런데 또 생일이 돌아와 며칠있으면 만 52살이 된다. 참 시간이란 것이…
    한 문단이 넘어갈만큼 긴글을 쓸 수가 없게 된 탓에 블로그 두개가 다 철거 앞둔 빈집 모양새이다. 혹시 인과가 뒤바뀐 것일지도 모른다. 시류 따라 블로그는 등한히 하며 트위터나 인스타그램 기웃거리느라 140글자보다 길 걸 쓸수 없게 된 것일수도 있다. 뭐가 계란이고 뭐가 닭인지 모르겠지만 하여간 나의 현황이 그렇다.
    시간이 없어서 바빠서 그런 핑계는 없다.. 난 태어난 이래 어릴적 미취학 시절을 제외하고 이즈음처럼 시간이 많고 한가했던 적은 없으니까..
    아침에 느즈막이 일어나 오랫동안 조용한 아침을 먹고 단장이라 말하기는 뭐한 최소한의 셀프 하이진, 남편과 아이의 늦은 점심을 챙겨주거나, 이메일이나 뉴스 조금, 고양이 치다꺼리 조금, 책 조금, 그림 하나, 저녁 준비해 먹고 치우기, 저녁 청소, 가끔 산책, 엔터테인먼트( 유튜브나 넷플릭스 조금), 일주일에 1~2번 장보기… 그런데 신기하게 이렇게 지루하게 살아도 하루 하루 잘가고 시간이 어찌나 빠른지 돌아보면 한달이 한계절이 1년이 훌쩍 넘어간다.. 이렇게 살면 안되나 싶다가도 아니 그럼 어떻게 다르게 사나 싶고..
    가끔씩 거울 속이 엄마랑 너무 똑같은 중년여자가 보여 소스라칠 만큼 놀라고 유전자란 이런거구나 실감한다. 난 자라는 동안도 나이들어 어른이 된 후에도 단 한번도 엄마를 닮았다는 말을 들어본적이 없다.. 아빠하고 똑같이 생겼었으니까.. 그런게 언제부턴가 초록잎이 단풍들듯 내 속에 내재되어있던 엄마모습이 드러나고 있다. (그냥 부디 겉모습까지만 이었으면 한다..) 이다음에 딸아이에게도 이런 순간이 있으려나.. 딸에게 그 순간이 너무 당황스럽지 않았으면 하고 바란다.

    아무튼 다 퉁쳐서 나는 한가해도 시간은 빠르게 지나서 내가 또 한 살 더 먹게 되었고 점점 늙고 있다는 말이다.
    늙어가는 일이 축하받을 일이라면 받을수도 있고 아직 살아있는것이 축하받을 일이라면 그것도 가능하다. 그런데 52년 전에 서울 어디서 태어난걸 축하하겠다면 잘 모르겠다. 그건 별로 기쁘지 않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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